평범한 하루

100616 맑음

시안나 2010. 6. 16. 18:42

월요일에 하루 종일 과제전 준비하고 12시가 다 되서 집에 들어왔다. 5분 차이로 마을버스 막차 놓쳐서 택시비 7,000원을 버리고 덤으로 몸살까지 나서 이틀 간의 자유도 함께 버렸다(...) 화,수 이틀 동안 학교를 안 가도 되는지라 뭐 하고 놀지 신나게 고민했었는데 그 고민들이 무색해졌어! 제기랄... 어제는 내내 침대에 누워 끙끙 앓았고, 오늘은 2시쯤 일어나서 밥 먹고 정신차리니까 벌써 6시가 다 되어가네... 이제 슬슬(?) 내일 과제 제출할 거랑 시험볼 거 준비해야지.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이게 뭐냐능?^.^

하... 그건 그렇고 오늘 오랫만에 여유도 좀 부려볼 겸 티켓북 정리를 했다. 나한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뮤지컬 업계에 돈을 퍼주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ㅠ.ㅠ 올해 들어 자주 공연장을 찾다보니 보고 난 티켓을 어디다 둘지 고민하다 티켓북을 만들었다. 두어달 전쯤에. 내 귀차니즘으로 내용 진행률은 0%에 가깝지만 어쨌든... 만들어 놓은 티켓북을 좀 채웠다. 시중에 나와있는 티켓북을 살까 하다가 쓸데없이 비싸고 내용물도 맘에 들지 않아서 직접 만들었다. 나는 감상을 좀 주저리 주저리 쓰는 편이라 글 쓸 공간이 많았으면 했는데 죄다 티켓만 홀랑 꽂아놓고 끗... 인 제품들이어서. 9천원짜리 포트폴리오북 사다가 맨 앞에 티켓북이라 정직하게 적어놓고 뒷면엔 내 이름도 쓰고. 생각보다 괜춘해서 내 맘에 들긴 했는데, 문제는 나의 귀차니즘! 만들기만 하고 내용을 채우지 아니하니, 두 달동안 티켓북은 책꽂이 구석에서 짜게 식어갔을 뿐이고...


↑ 감상 후기로 둔갑한 무한 시아준수 찬양글. 나도 어쩔 수 없는 덕후인가봐...

빳빳한 종이에 글씨 쓸 때는 한 글자씩 꼭꼭 눌러서 써야하는 병이 있는 나는(...) 그저 블로그에 있는 후기 옮겨 쓰는데 한 시간씩 걸리는 중노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냥 티켓북 방ㅋ치ㅋ 만든지는 두 달 됐는데 내용물은 겨우 두 장. 지금 6월 중순인데 마지막 후기는 2월 6일 샤차르트... 이쯤되면 내가 시발 고생을 사서 하는구나 생각도 살포시 드는 것이, 남아있는 티켓들은 언제쯤 붙이게 될지 앞이 좀 깜깜하고 그렇다. 아직 열 댓개는 더 써야하는데 좀 고민이다. 방학하면 쓸 마음이 좀 드려나... 그치만 7월달 되면 보고 싶은 공연이 또 생기겠지. 지금도 보고 싶은 것이 한 두개가 아닌데다 입금 완료하고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공연이 몇 개 더 있어서... 그냥 나는 이번에 고생을 사서하는 인생을 성공적으로 인증한 듯. 나대지 말고 그냥 조용히 티켓북을 살 껄? 내가 왜 그랬지? 왜 그랬을까?

애증의 티켓북이 좀 껄쩍지근하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보고 싶은 공연들 생각하면 두근두근 하다. 이번 달 27일에 최수형,최지호씨 페어로 쓰릴미를 보러 갈 예정이고, 7월 14일에 김재범,최지호씨 크로스 페어로 한 번 더 쓰릴미를 볼 거다. 7월 초에 영화 파괴된 사나이 보러 갈 예정*_* 그리고 7월 24일엔 민영기씨 나오는 잭더리퍼.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8월달에 엄기준씨와 민영기씨가 같이 나오는 날이 있으면 잭더리퍼를 한 번 더 보고. 박은태씨 피맛골 연가, 홍광호씨 오페라의 유령, 김승대씨 트라이앵글, 미스사이공, 김종욱 찾기 기타 등등. 연말에 재공연 한다던 영웅과 모차르트! 도 꼭 보고 싶고. 그러고 보니 윤호오빠도 뮤지컬 한다던데... (사실 궁+유노윤호 조합을 봐야하나 좀 고민이 되기는 함... 윤호오빠^.^;) 점점 0으로 수렴하고 있는 통장 잔고 때문에 저 중에서 기껏해야 한 두 작품밖에 못 보겠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나에게 문화생활을 하지 못해 한 맺힌 귀신이 씌였나 왜 자꼬 이런데 목 매게 되는지 모르겠음ㅠ.ㅠ 시아준수 너님은 왜 뮤지컬을 시작해서 엉뚱한 나를 이 길로 인도하셨나이까. 하... 그래도 시아준수 사랑해요...OTL...

나님이 얼른 마음을 먹고 티켓북을 채우기를 바라며, 최x최 페어는 내가 쓰릴미 보러가는 날까지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습니다. 그리고 얼른 나는 코 앞에 닥친 시험공부를 좀 했으면 좋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