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110503 맑음

시안나 2011. 5. 3. 23:36




#1
오늘 올 들어 처음 덥다고 느꼈다. 바로 저번 주 주말에 태안에서는 완전 추워서 덜덜거리다 왔는데 이렇게 급격한 날씨변화라니 옳지 아나. 사실 바깥 날씨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약간 햇볕이 따가운 정도였지만 버스 안이 레알... 한여름 날씨가 요기 잉네. 아침에 만원 버스에서 숨이 턱턱 막히더라니, 하교 길에 버스 안에서 자다가 너무 더워서 깼다. 에어컨을 틀어보았지만 나오는 건 미지근한 바람 뿐이라니... 인중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바지 안에 땀차서(...) 찝찝해서 정신줄 놓을 뻔 했다. 아 버스에서 내리니까 바깥 공기가 무척 시원한 느낌!^^



#2
대학 친구들한테 평소에 듣는 말들이나 읽으라고 준 편지들을 읽어보면 빠지지않는 말이 자유로운 영혼. 물론 1학년 때 나님이 남들보기에는 매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등도였습니다만... 그리고 지금도 남들에 비하면 꽤 자유로운 영혼을 간직한 등도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작년에 학교도 안 나오고 되게 당당하게 병신가튼 과제를 제출해서 타인에게 꿈과 희망을 준 병시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자유로운 영혼으로 순화한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아 왠히괜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올해는 열심히 살자아...



#3
나는 진짜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데 항상 현실과 이상은 너무나도 달라서 종종 기운이 빠진다. 현실을 논하기 전에 일단 나에게 문제가 많기도 하고. 아 사지육신 멀쩡히 달고 태어난 것도 감사해야 하는데 튼튼한 몸뚱아리 가지고 열심히 살 생각은 안 하고 나는 왜 나로 태어났을까 이러고 앉아있으니, 나도 내가 답답해 죽겠다. 내가 원하는 멋진 인생이 뭔지도 모르겠고, 멋진 인생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님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 하는걸까. 나도 나를 모르겠다...



#4
어둡고 칙칙하고 몸서리치게 쓸쓸할 때 나도 모르게 내 손을 떠나가는 돈들. 간만에 저지른 충동구매인데 하필 티켓팅을 앞두고 병이 도질 게 뭐람. 오늘 한 4만원 썼나보다. 4만원에 남은 한 달이 휘청거리는 불쌍한 대학생이 여기 있어요^_ㅠ 아직 3일일 뿐인데... 월초 중에서도 극초반인데, 내일 티켓팅 성공하면 내 수중에 남는 돈 만원. 싯팔 만원으로 어떻게 한 달을 밥 먹고 옷 입고 다니냐. 상황이 이러니 박은태씨 모차르트는 포기해야 하는건기 싶기도 하고. 차라리 내일 티켓팅을 실패하길 바라야하나 싶기도 하고. 시아준수 볼 돈도 없는데 이번 달 생각했던 공연들은 강제 사요나라. 돈 없는 빠수니는 길바닥에 붙은 껌딱지만도 못하다는 진실의 준엄함을 뼛 속까지 느끼게되는 밤이다.



#5
미드썸머랑 짬뽕 보고싶은데 완전 생각만으로도 사치다. 간만에 봐야겠다 싶은 게 생겼는데 일단 내가 먹고 살아야하니 일단 보류.



#6
방황하던 청소년기엔 여행가는 걸 매우 싫어했었는데, 대학 들어오고 나니까 어디가 되든 놀러가고 싶다. 가족들 다 같이 가고 싶기도 하고 혼자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고. 사실 우리 동네도 사람없고 한적해서 여느 휴양지 부럽지 않지만(...) 서울경기권을 벗어나서 어디 산 속에 있는 펜션에서 삽겹살도 굽고 술도 먹어가면서 드러눕고 싶다. 굳이 김박김 콘서트가 아니더라도 혼자 기차타고 경상도까지 내려가보고 싶기도 하고.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동유럽입니다만 당장 밥먹을 돈도 없는 빠수니가 유럽은 무슨... 아니 근데 오늘은 왜 자꾸 결론이 돈이 없어가 되는건지 모르게땅.



#7
럭키 세븐. 행운이 오겠군여. 내일 티켓팅하러 7시에 나가려면 일찍 자야되는데 자신이 없다. 왜 벌써부터 내일 학교를 안 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걸까^^; 괜히 친구한테 티켓팅한다 말했어. 내가 내일 학교 안 가면 이제 자유로운 영혼은 개뿔 답없는 상빠수니 확정이요. 학교냐 티켓팅이냐 이것이 문제로다...는 말로만 당연히 티켓팅하러 무단 자체휴강 확정일 삘이라 눙무리 나네.